[인재양성사업 파견생활_Harvard_한예지]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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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국대학교 조회196회 작성일 23-08-13 11:46본문
미국에서 살아남기 1장 - 비행기에서는 현지의 밤 시간에 자라
안녕하세요. 동국대학교 기계공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예지입니다.
좋은 기회를 얻어 6개월 간 보스턴의 하버드 대학교에서 파견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식 연구 기간은 7월 1일부터지만 6월 25일자로 조금 일찍 출국을 했습니다.
저는 투 머치 캐리어로 정평이 나있는,, 2박 3일 제주도를 가도 24인치 캐리어 가득 모든 것을 가져 다니는 사람이기 때문에,,
마치 미국이 대략 청동기시대인것마냥,, 이거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이것 저것 모두 정리를 해서 짐 리스트를 체크했습니다.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옷을 압축하고, 규정 무게보다 무거우면 다른 캐리어에 옮겨 담는 과정을 대충 23511234번은 반복하고
겨우 23 kg, 23 kg을 맞춰 출국 전날 짐 싸기를 완료했습니다. 기내용 캐리어는 사실 10 kg가 규정이지만 안 잰다고 해서 15 kg 질렀는데 문제 없었습니다.
하지만 랜덤으로 검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조심하십시오.. 20만원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가족과 마지막 아침식사를 하고 인사를 한 뒤 한 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라운지에 가서 시간을 죽였습니다. 나름 고오급스럽습니다.
잠깐의 기다림 끝에 비행기에 올랐고, 이륙을 하니 비로소 파견을 가긴 간다는 것이 실감이 났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고 영겁의 지루함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어마어마한 시대,,
A380 등의 항공사 대표 기종은 돈만 내면 와이파이를 쓸 수 있습니다. 30달러를 내면 무한정 (super low speed) 와이파이를 즐길 수 있다는 말입니다.
카카오톡 정도는 주고받을 수 있고 들어보니 보이스톡도 된다고 하네요.
고오급 와이파이를 쓰며 잠깐 치열하게 캔디크러쉬소다를 즐긴 후 잠이 미친듯이 쏟아집니다.
전날 게임을 하느라(...) 밤을 샜더니 공교롭게도 현지인의 타임라인에 완벽 적응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 형성된 것입니다...!!11
꿀잠 -> 밥 -> 꿀잠 -> 밥 -> 꿀잠을 반복하니 JFK에 도착해버렸습니다.
연결편으로 짐을 옮긴 후 보스턴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잠시 기념품 쇼핑을 했습니다.
멋진 (쓸모 없는) 뉴욕 자석을 하나 (충동) 구매했습니다. 어차피 뉴욕은 보스턴과 가까우니 다음에 놀러올 생각에 과도한 소비를 자제 가능했습니다.
JFK는 정말 크고 좋은 공항이었습니다. 8개인가 9개나 되는 터미널 사이를 연결해주는 트램도 있고요. 그런데 공항 안이 미친듯이 춥습니다.
사실 알래스카에서 경유를 한걸까요???? 비행기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지연되는 통에 기다림은 길어지고 이가 딱딱 부딪히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인도산 매우 얇고 부드러우며 보온 능력은 0에 수렴하는 담요를 구매해서 싸맸습니다. 체감 온도가 1도 가량 상승했습니다. 가디건을 절 대 챙기기 바랍니다.
1시간 반 정도의 지연 끝에 종착지인 보스턴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그리고 내렸습니다.
중간에 내용이 없는 것은 기분 탓이 아닙니다. 앉자마자 기절하듯 잤다가 사람들이 내릴 때가 돼서야 눈을 떴기 때문입니다.
이륙과 착륙의 기억이 1도 없습니다. 아무튼 무사히 도착했고 짐도 잘 찾았으며 리프트를 잡아 집까지 이동을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Jet lag 없이 완벽히 현지 시간에 적응해버린 저는 바로 다음날 출근을 했습니다,,
Harvard square에서 찰리카드라는, 보스턴의 대중교통 카드 한달권을 구매했습니다.
환승같은 것은 별도로 없지만 정액권이기 때문에 기간 내엔 무한사용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요.
가짜뉴스일 수 있으니 맹신하지 말기 바랍니다. 우하하
73번 버스를 타고 Harvard square에서 내린 후, 위 사진의 하버드 셔틀을 타고 SEC building까지 이동합니다.
하버드 셔틀은 여러 루프가 있는데, 하버드의 여러 건물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누구에게나 무료입니다.
Passio GO! 라는 어플을 통해 셔틀 시간표와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셔틀을 타지 않고 Harvard square에서 걸어서 연구실 건물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Charles river을 건너 가는 루트인데, 대략 15분 정도 걸으면 도착합니다.
아침부터 카약을 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있는 미술 조각품들을 구경할 수도 있고, 예쁜 건물들을 마주할 수 있어서 날씨가 좋을 때면 자주 걸어갑니다.
파견 월간 미팅 때 하버드 메인 캠퍼스를 구경했냐고 물어보셨는데 사실 저는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에는 별로 관심이 없기도 하고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넷플릭스 유튜브 스포티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웹툰 꺼무위키 무한루프) 딱히 방문 계획은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계속 John Harvard 동상을 봤냐고 물어보는 통에 결국 가고 말았습니다.
소문에는 저 동상의 발을 만지면 자식이 하버드에 입학한다고 하는데요.
저의 헤드셋이 발을 만졌기 때문에 소니 WH-1000XM5의 후속작은 하버드에 입학할 것입니다. 축하합니다. (????)
연구실에서의 생활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1년 전쯤부터 유전탄성체 관련한 이론이나 실험 셋업 등을 공부하기도 했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샘플을 제작하는 연습을 했기 때문에
바로 연구 컨셉에 맞는 샘플 제작에 돌입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연구실 사람들과도 금방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여름 연구 인턴을 하는 학부생 친구들 2명, 박사과정 3명, 포닥 2명, 파견 연구자 1명이 있는데요,
12시 30분 가량이 되면 Do you wanna have lunch?라고 가장 배고픈(...)사람이 물어봅니다.
그러면 1층 카페테리아에 가서 각자 먹을 것을 구매하고, 보통은 야외로 나가 강렬한 햇빛 아래,, 무한 태닝을 하며 1시간~2시간 가량 밥을 먹습니다.
식사가 느린 것은 아니고, 대화를 계ㅖㅖㅖㅖ속 합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이지요,,,
대화 주제는 여기나 한국이나 똑같습니다.
여행갔다온 얘기, 대학원에 오게 된 이유 (tmi: 제가 혹시 악마의 속삭임이 있었던거냐고 그랬는데 아버지가 추천하셨다고 말해서 탈룰라 시전 ㅋㅋㅋㅋㅋㅋㅋ),
축구 얘기, 음식 얘기, 너네 왜 다 아이폰 쓰냐같은 질문 등등등
특히, Indian American 박사 친구가 개그를 좀 쳐서 모두가 즐거운 식사 시간을 보냅니다.
영어를 좀 더 잘했다면 개그배틀을 떠볼만 한데 아쉽습니다. 12월에는 코를 납작하게 해줄 예정입니다. Coming soon.......
그리고 저 낙서는, 와이프올 위에 심심해서 Hi 하고 낙서 해놨더니 다른 친구들이 하나하나 끄적인 소통의 흔적입니다,,,
지금은 더 많아져서 판다, 강아지 몇마리 더, 애벌레 등등 한 면이 꽉차버렸습니다.
연구실 밖에서의 일상도 크게 문제 없이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넓고 탁 트인 자연이 가득한 산책로, 거위 토끼 다람쥐가 자주 보이는 길거리가 정말 멋집니다,,,,,
그리고 집순이 치고는 활발하게 살아보기 위해 아마존에서 키보드와 서스테인을 구매해서 심심할 때 뚱땅거리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며 8월의 파견생활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