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노트

파견생활

[인재양성사업 파견생활_DrexelUniversity_남상희] 2021.09.08~10.06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국과학기술원 조회451회 작성일 21-11-27 14:25

본문

독일에서 석사과정을 해서 그런지 해외로 파견가는 것에 큰 주저함이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유명한 연구실에 방문학자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들뜬 마음이었다.

다행히 호스트연구실에서는 나와 같은 방문학자가 많아서 (현재 8명의 방문학자가 함께 연구 중) DS-2019와 같은 서류작업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파견도시인 필라델피아는 미국에서도 대도시이고, 많은 다른 대학교와는 다르게 대학교가 도시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숙소가 엄청 비쌌다.

체제비가 미국 동부의 경우, 약 월 183만원정도 지급이 되는데 필라델피아 스튜디오의 평균은 최소 1300불이 넘었고,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1년이 최소계약이라 6개월의 short-term lease의 월세는 더 비쌌다. (가능하다면 다음 파견자에게는 체제비를 조금 더 지원해주면 좋을 것 같다.)

마침 호스트연구실에 카이스트로 파견오는 학생이 있었고, 서로 한국에서 생활하는 팁, 미국에서 생활하는 팁을 주고 받을 수 있었다.

나는 다행히도 미국의 중고나라와 같은 Craigslist 에서 학교와는 거리가 좀 있지만 저렴한 월세로 sublet을 구할 수 있었고, 한국에서 집주인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출국시 편한 점도 있었지만, 불편한 점도 있었다.

본가가 서울이 아니라 기존에는 인천공항 이용시 공항리무진을 이용했었는데, 코로나19 이후로 모든 공항리무진이 운행을 중단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캐리어를 2개를 들고 KTX로 서울역에 도착 후, 공항철도 (급행마저도 운행을 하지 않았다...)로 갈아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공항리무진이 운행하지 않는 이유를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aef195d60f2c6b2fac531563146e0e70_1637987326_7013.jpg

위 사진과 같이 공항에서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렇게 큰 공항에서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좋은 점도 있었다. 체크인을 하기 위해 줄을 서지 않아도 되고, 입국수속도 순식간에 끝났으며, 면세점에서도 아주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비행기 내에서도 아래 사진과 같이 (약간은 외로웠지만...) 편안하게 비행을 할 수 있었다.

aef195d60f2c6b2fac531563146e0e70_1637987498_3737.jpg

필라델피아 도착을 아침 일찍 했기 때문에 지금 쉬면 시차적응하는데 오래걸릴 것 같아 짐을 풀자마자 집에서 쉬지 않고 바로 집근처를 둘러보기로 했다. 집을 나오자마자 한 할머니와 마주치게 되었고, 인사를 하게 되었다. 서로 소개를 하고 할머니는 나에게 몇시에 집에 도착했는지, 잠은 잤는지, 밥은 먹었는지를 물어보셨고, 괜찮다면 할머니집에 가서 와플과 차를 같이 먹자고 하셨다. 처음보는 외국인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에 대해 의심을 했지만 따라나섰다. 할머니 집으로 가며 여러 이웃을 만나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이 동네에서 오래 사신 할머니였다. 또한, 필라델피아에는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펜실베니아대학교와 드렉셀대학교 뿐만 아니라 템플대학교, 제퍼슨대학교, 사이언스필라델피아대학교가 있는데 템플대학교에서 교수생활을 하시고 지금은 은퇴하신 분이었다. 할머니 집에 도착하여 차와 와플을 먹으며 수다를 떨었고, 집을 나서기 전 할머니께서 필요한게 있냐고 물으셨다. 당장 이불이 없었던 터라 가까운 마트를 알려달라고 하였는데 방에서 이불을 가져오셨다. 그리고는 돌아가기 전까지 쓰고 다음 들어올 사람을 위해 세탁한 다음 놔두고 가라고 하셨다. 그리고 필요한게 있으면 사지말고 할머니께 말하면 이웃들한테 전달해서 구해주겠다하셨다. 처음 보는, 그것도 외국인에게 이런 베품을 보이시는 할머니가 너무 고마웠고, 나도 한국에 돌아가서 연구실에 있는 외국인친구들에게 많이 베풀어야겠다고 느꼈다.


그 다음날, 학교근처를 돌아보고 밥을 먹기 위해 집을 나섰다. 가장 먼저 맛본 음식은 필라델피아의 전통음식인 "필리 치즈 스테이크"였다. 소고기를 버터와 양파로 구워 빵에 올려주는 음식인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1/3은 남긴 것 같다.

aef195d60f2c6b2fac531563146e0e70_1637988057_926.jpg

그리고는 바로 연구실을 가보았다. 호스트연구실에는 행정원이 총 3명이 있다. 미국오기 전 계속 컨택을 했던 행정원과 만나 랩투어를 하고, 여러 포닥 및 대학원생들을 소개받았다. 나와 같은 외국인들을 여럿 경험해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반갑게 맞아주었다. 독일에서 석사과정을 할 때, 독일인들은 처음에는 무관심하고 차갑게 대했었는데 다문화 미국은 독일과는 많이 달랐다.


연구실에 출근한 첫 날부터 바로 소개가 시작되었다. 10~15분의 짧은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였다.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무슨 연구를 했고 현재 하고 있으며, 연구외적으로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소개하였다. 매월 방문학자가 오다보니 이런 시스템도 잘 짜여져있는 것 같다.

화학실험을 하는 연구실이다보니 연구실에 들어가기 전 안전교육부터 받았고, 이 후 출입증을 받을 수 있었다.

연구실에서는 나를 위한 화학실험대 뿐만 아니라, 전용 흄후드도 제공해주었다. 그리고 랩코트, 보안경, 화학실험을 위한 스파츄라, 트위저 등도 제공해주었다.


호스트교수, 연구교수, 포닥과 연구방향에 대한 미팅을 가진 뒤, 포닥과 같이 흄후드 안에 schlenk line 을 설치하였다. 전용 흄후드가 생긴 것도 감사한데, 전용 schlenk line까지 설치해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aef195d60f2c6b2fac531563146e0e70_1637989189_3283.jpg

빨리 재연성을 확인하고 싶어 바로 물질 합성을 시작하며 들뜬 마음으로 연구활동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미국학생들은 대부분 5시~6시 사이에 퇴근을 하였다. 한국에서의 습관때문에 일찍 퇴근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어두워지면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실친구들의 말에 첫 달만 일찍 귀가하기로 하였다. 학교근처와 집근처가 익숙해지면 늦게까지 연구실에서 머무를 수 있을 것 같다.

독일에서 2년 반 동안 생활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미국생활도 독일생활과 비슷할 것이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첫 미국생활은 독일과는 많은 것이 달랐다. 물가가 엄청 싼 독일과는 다르게 미국물가는 엄청 비쌌고, 마트도 너무나도 달랐다. 식료품만 파는 마트, 생필품만 파는 마트가 다 따로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팁문화도 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해 팁을 안 주고 그냥 나오기도 하였다. 그리고 자동차문화도 많이 달랐다. 독일은 작고 컴팩트한 자동차가 많이 보였지만, 미국은 기름값이 저렴해서인지 풀사이즈 SUV와 연비가 아주 안 좋은 스포츠카, 미국 머슬카들도 자주 보였다.


연구실에 적응하며 바쁜 한 달을 보낸 것 같다. 다행히도 연구실사람들, 동네사람들도 다 좋아서 적응하는데 큰 문제점은 없었다. 남은 파견기간동안 연구에도 충실하고 외국인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싶다.

04620 서울특별시 중구 필동로1길 30 동국대학교 AI-핵심소재 기반 첨단산업 지능형 로봇 글로벌인재양성사업단 | 교육연구팀 담당자 송진우 | e-mail : jwsong0620@dgu.edu
Copyright© 2021 BK21 FOUR Advanced Materials Based Smart Factory Fostering Global Talents for Innovative Growth Program

×